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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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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34회 작성일 24-09-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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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구룡회(1)

구룡회(1)

검대(劍隊).

마경문에서 튀어나오는 마물을 잡을 수 있는 무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검대다.

구파일방, 사대세가는 물론 중소세가나 문파들은 필히 데리고 있어야 하는 것.

검대는 마경문을 닫음으로써 명성과 상인들의 후원, 양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하는 존재였다.

구가 또한 가주 직속인 일검대부터, 오검대까지 총 다섯 검대를 데리고 있었다.

그래서 구룡회(俱龍會)란 이런 구가를 위해, 산서의 양민들을 위해 마경문을 닫는 검대의 노고를 위로하는 일이자.

일 년에 두 번씩. 구가에서 새로운 검대 인원을 뽑는 일정이었다.

구가의 방계는 물론 산서 지방 작고 큰 문파들이 참여하는 일이었기에, 구가 직계 혈족은 필참이었다.

고로 나는 죽어도 뺄 수 없는 일이란 얘기다.

“죽으면 빼주지 않을까?”

“그 전에 일단 죽으시면 안되지 않을까요…?”

“죽은 척은?”

“그렇게 해서 빠지시면 진짜 가주님께 죽게 되시지 않을까요?”

답이 없네 제기랄….

내가 이도 저도 못 하고 있으니 무연이 뒷말을 붙인다.

“이번 구룡회는 이장로께서 주관하시는 일인데, 전언하시기론 이번에도 만약 도망치면 도련님을 진짜 산산조각 내실 거라고….”

“썩을…. 누군가 했더니….”

어릴 적부터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장로 중에 이장로는 유독 심한 노인이었다.

구가주의 유일한 아들이 제대로 되어야 훗날 구가가 사대세가 못지않은 명가로 자리 잡음 될 거란 얘기였다.

‘아버지도 가지지 않던 책임감인데 말이지.’

어찌 보면 참 고마운 인물이지만, 장로로써 일도 바쁠 양반이 틈만 나면 나타나서 강제적인 교육과 호통을 치고 가는 탓에 심히 껄끄러운 인물이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등신같이 살았던 거 보면 나도 참 대단해.”

“예?”

“그냥 혼잣말이야, 그래서 언제쯤 출발하면 되는데?”

“천일상가에서 한다고 했으니 마차를 타면 그리 멀진 않을 것입니다.”

“상가랑 같이 주도한다고? 이장로가 힘을 많이 쓰셨나 보네.”

천일상가면 산서에서 가장 유명한 상가다. 구가의 가주가 세 번이 바뀔 동안 구가와 협업을 해왔던 상가기도 했다.

‘천일상가가 미래엔 어떻게 됐더라.’

그냥저냥 산서 제일 상가로 계속 가지 않았던가? 별 큰 문제 없던 곳 같았는데.

별 의미 없겠지 싶어 생각을 거뒀다. 상가까지 일일이 신경 쓰기엔 처리해야 할 게 안 그래도 많았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출발을 안 하는 거야?”

내가 끝났는데 가솔들이 준비가 안 끝난 건 좀 너무 하지 않나?

이건 좀 뭐라고 해야 할 것 같아 가솔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지금 준비가 끝난 지가 언젠….”

한소리 하려던 입이 곧바로 꾹 다물어졌다.

가솔들이 모여 웅성거리던 곳 중앙엔 위설아가 있었다.

위설아다.

관리가 한참이나 안 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죄다 가린 체 헤실헤실하기만 하던 위설아가 아니라.

내가 죽기 전 나를 내려다보던 그녀와 똑 닮아 있었다.

애초에 동일 인물이니 그럴 수밖에. 지금 위설아의 행동과 모습 때문에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다듬은 앞머리 덕분에 가리고 있던 얼굴이 드러나 있다.

투명한 피부와 선홍빛 입술이 눈에 들어온다.

얕은 푸른빛이 담긴 검은 눈동자는 많은 사람 사이 홀로 빛나는 듯하다.

아무렇게나 다니던 머리칼까지 정리해놓으니….

“설아야 진짜 너무 이쁘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이쁘지? 다 크면 남자들 죄다 울리고 다니겠는데.”

“진짜 마음 같아선 내 아들놈이랑…. 엇 도련님!”

위설아에게 칭찬을 남발하던 가솔들이 날 보고 얼른 예를 취하며 자리를 잡는다.

내가 눈치를 주듯 서 있자 위설아의 머리를 만져주던 여인이 앞으로 나와 말한다.

“죄송합니다…. 구룡회에 가야 하는데 설아를 그래도 조금은 꾸며줘야 할 것 같아서….”

꾸미다 보니 너무 이뻐서 넋을 놨단 말이었다.

꾸몄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머리카락만 정리한 것이었다.

그래도 저 정도란 얘기지.

이번엔 자신들의 잘못이 분명했으니 내가 뭐라 지랄해도 어쩔 수 없는 걸 알고 있을 터였다.

그 틈에서 위설아가 걸어왔다.

위설아가 사뿐사뿐 걸어 내 앞에서 나를 마주 본다.

보석 같은 눈동자와 마주하니 절로 시선이 돌아갈 것 같았다. 위설아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

전생에 날이 서 있던 눈동자완 다르다. 오만가지 감정을 담아 나를 바라보던 그 눈과는 전적으로 달랐다.

“도련님, 언니들이 나보고 엄청 이쁘데요.”

위설아가 말을 하며 살짝 미소 지은 얼굴에 심장이 한 번 내려앉았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아마 이제는 볼 수 없을 얼굴과 겹쳐져서 더욱 그랬다.

쿵쿵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려 들지만 쉽게 되지가 않는다.

“도련님도 제가 이뻐요?”

결국, 활짝 웃으며 말하는 위설아를 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살짝 시간이 늦어졌지만, 뒤에 있을 일은 일사천리였다.

내가 무연과 노닥거리는 동안 마차는 준비가 돼 있었고 위설아를 포함한 시종 몇 명만 가는 것이었기에 빠르게 탑승할 수 있었다.

다만 가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검존에게 자랑하던 위설아를 보며. 문득 슬픈 눈을 하고선 위설아를 쓰다듬던 검존이 조금 기억에 남는다.

곧이어 배치된 몇 명의 호위와 함께 마차가 천일상가로 출발했다.

“와! 신기해! 막 움직여!”

마차를 타자마자 위설아는 움직이는 배경에 신이 나 있었다.

나무가 빠르게 움직인다며 말이다. 뒤이어 다른 시종이 ‘나무가 아니라 마차가 빠르게 움직여서 그렇단다.’라며 정정해주자 오히려 더 신나했다.

안 그래도 귀여움받던 위설아는 외형이 변하고 더 귀여움받는 듯했다.

천일상가까진 마차로 두시진 정도. 그동안은 잠을 좀 잘 생각이었다.

이것저것 계획을 잡아놓고 남은 시간은 새벽까지 수련하다 잠자리에 들기에 근래 수면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와중에 신난 위설아가 조금 시끄러워 약과를 손에 쥐여주고 조용해진 틈을 타서 나는 곧바로 잠을 청했다.

******************

쉬지 않고 달린 마차는 금방 천일상가가있는 산월현에 도착했다.

거리에는 산서의 가장 큰 축제라는 듯 딱 봐도 엄청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이는 거리의 활성화였고 주위 상인들 입장에선 기회였다.

물론 나로선 심드렁한 일이었지만.

‘..빨리 끝내고 수련이나 하려 했더니.’

회귀 후 계속 느끼고 있는 수련 부족으로 인한 부실함을 고쳐나가기 위함이었다.

갑자기 시작된 단련으로 인해 온몸 구석구석이 아팠지만, 미래를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었다.

안 하면 죽을지 모르는데 해야지.

거리를 지나 천일상가에 다다르니 상가 앞에 사람들이 나타나 날 맞이했다.

살집이 어느 정도 있는 중년인은 천 일(天一)이라 적힌 금색 비단을 두르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천일상가의 부상주라 소개했다.

“천일상가 부상주 천이실이라 합니다. 구가의 작은 별을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구가의 구양천이라 합니다.”

천이실은 내 뒤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위설아를 보고 잠깐 눈이 커졌지만, 찰나였을 뿐 바로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상인이라 그런지 숙련된 표정 관리였다.

“이장로께선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으나, 구 소저는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구 공자께서도 우선 짐을 푸시도록 안내를 해드릴까 합니다.”

“...음, 그러는 게 낫겠네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천이실은 직접 우릴 안내를 해준다 했다.

상가 내에 있는 손님용 처소라 하는데 천이일상가가 크다곤 기억했지만, 회귀한 뒤 다시 느끼니 범위가 너무 넓었다.

‘어떻게 보면 구가보다 넓지 않을까?’

물론 가주의 성격상 일부로 넓히지 않는 것이겠지만.

구연서는 이미 도착했다 했었지.

진작 처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했으니 구룡회가 시작하기 전까진 밖으로 나오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구연서는 날 분명 싫어한다. 아마 마주치게 되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덕분에 마주쳐서 쓸데없는 힘을 안 빼도 된다 생각하니 다행이었다.

‘설마 운 나쁘게 마주치겠어.’

...설마는 원래 사람을 잘 잡는다.

처소로 가던 중 여태 쭉 운이 나빴던 걸 잊었냐는 듯이 귀신같이 구연서와 마주쳤다.

“오자마자 기분 나쁜 얼굴을 봐야 한다니.”

나와 마주치자마자 구연서가 뱉은 말이었다.

“안녕 누님.”

“인사하지마, 짜증 나니까.”

왜 아주 숨도 쉬지 말라 하지 그러냐.

내 인사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구연서는 짜증을 잔뜩 담아 입을 연다.

“설마 구룡회에서까지 사고치고 다닐까 싶지만, 부디 그것만큼은 참아줘, 혈족이 세가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만큼 추한 건 없으니까.”

“잘 숨어있다 조용히 갈 거니까 걱정 마.”

“누가 걱정을 했다고….”

구연서는 날 서게 뱉다 위설아를 보고 잠깐 놀라더니 인상을 팍 찡그렸다.

그리곤 아까보다 한참 혐오스러운 눈으로 날 쳐다본다.

“옛 버릇 못 버린다더니 여기까지 와서도 헛짓거리나 하려고 하는 거니?”

“...갑자기 무슨 이상한 소리야?”

“근래 조금 변했다 싶었더니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자기 혼자 말을 막 뱉더니 휙 하고 날 지나쳐간다.

왜 갑자기 지랄이래…?

오히려 안내해주던 천이실만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고 있었다.

분위기를 못 견뎠는지 천이실이 말했다.

“예, 뭐 원래 남매끼리는 자주 싸운다 들었습니다. 저도 어릴 적 누이와 치고받은 적이….”

“....”

굳이 위로 안 해줘도 됩니다….

이어 안내를 따라 얼마 안 가서 처소에 도착했다.

세가에 있는 내 전용 처소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한 크기에 항상 관리하고 있는지 깨끗했다.

마음 같아선 좀 더 쉬고 싶었으나 구룡회가 시작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천일상가 주도 아래 만들어진 회장은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다.

원래 상인들이 일 하나 벌일 때 벌어지는 크기를 보고 그 상가의 재력을 판단하기에 크게 크게 벌린다고 했다.

‘그런 것 치고도 너무 큰 거 아닌가?’

“우와…! 엄청 넓어요, 이렇게 넓은 건 처음 봐!”

이번만큼은 위설아의 말에 동감한다.

뭐가 이렇게 넓은지 누가 보면 무림맹에서 주최한 줄 알 것 같았다.

첫날은 구가의 검대를 위해 상을 내리는 축제를 열 것이고.

많은 이들이 기다릴 둘째 날이 구가의 검대원을 뽑기 위한 대련이 있을 것이다.

대련에 다행히 혈족은 참여하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은 오로지 참관일 뿐이었다.

“진짜 참관일 뿐인데 별일이야 있겠어?”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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